# 12/14 따스한 포옹

By [Abilifi](https://paragraph.com/@abilifi) · 20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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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는 존재다.

인간에게 외로움은 영원한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외로움은 언제나 존재하는 거고, 그 외로움을 잠시 잊거나 아니면 다른 감정으로 외로움을 대체하는 것은 아주 잠깐의 순간이라는 것에 대해 우리는 공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도 언제나 외로움을 느낀다. 지금 글을 이 쓰는 순간에도 외로움을 느끼고 있지만 다행히 지금은 월드컵 기간이라, 새벽 4시의 순간에도 온라인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

아주 잠시 외로움이 사라진다. 다같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다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이 순간이 끝나고 나면, 다시 한번 조용해지는 내 책상. 주변으로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나의 공간. 이것이 나는 두렵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콘서트가 끝나고 나서 고요함을 느끼는 것에 대해 고 을느끼는 것과 비슷한 감정이지 않을까 싶다.

도파민이 분비되는 환희의 현장에서 순식간에 모든것이 사라져버리는 고요한 환경. 이 고요한 환경으로의 급작스러운 전환은 도파민이 막고 있던 나의 생각을 멈추게 하는 것과 별개로, 호르몬과 상관없이 아주 순간적으로 현실을 깨달아 버리는 것을 어떤 감정이라고 설명해야할까? 절망감? 외로움에 대한 인지? 단 하나의 단어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가끔 나는 아주 고요하게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말하고 있는 나의 책상과 모니터에 앉아있을 때에 이 감정을 느낀다. 모니터를 통해서 나는 아주 빠르게 도파민을 획득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렇지만 이 도파민이 끝나버리는 순간에 다다랐을때, 아주 실낱같이 모니터로 연결해주고 있던 디지털로 외로움이 해소가 되지않는 순간마저 온다면 이 고요함을 느낀다. 이 고요함은 먹먹하고 어려운 어둠이다.

어둠은 존재하지만 나올 수 있는 방법도 쉽다. 우리 세상은 인터넷이라는 기술로 아주 쉽게 도파민을 획득하고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 집에 나가지 않아도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고, 새로운 취미를 가진 사람과 심도있는 대화를 해볼 수도 있다. 나의 경우는 블록체인이라는 산업의 특성상 깊은 관계를 모두 온라인으로 획득하고 쌓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오프라인으로 온전히 혼자 존재하는 경우도 무조건적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자면 식사를 꺼내고 밥을 먹을때, 자려고 누웠을 때, 이러한 순간만큼은 어떻게 하더라도 혼자가 되는 순간이다.

나는 그래서 가끔 잠자리에 눕는게 무서웠다. 핸드폰을 붙잡고 시간을 낭비하는 이유가 있었다. 무서웠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끔 그 고요함의 조용함이 무서울 때가 있다.

나는 고요함이 두려워 항상 노래를 듣는다. 길을 걸을 때에도, 일을 할 때에도, 씻고 있을 때에도 이 고요함을 타파하기 위해 노래를 튼다.

그러나 잠을 자기 위해 눕는 시간에는 노래를 틀 수 없다. 노래는 잠을 잘 자기 위한 것에서 방해요소이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안한채로 누워있는게 먹먹할때,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생각을 멈추고 싶다. 그것은 바로 잠이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다. 행복한 순간으로 떠나기 위해 고통의 순간을 꼭 거쳐야한다는 사실이.

그런데 누워있는게 먹먹한게 아니라, 풍만감으로 가득차있을 때가 있다. 최근 아주 따스한 포옹을 받았다. 따스한 포옹은 별게 아니었다. 누군가 나를 따뜻하게 안아 주는 것, 그것이 이상하게도 많은 두려움을 없애게 해주었다.

우리는 혼자서 살수 없는 존재이지만, 반대로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여기까지 세상을 개척해온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외로움 때문에 우리는 누군가에게 따스한 포옹을 요구했고, 주었고, 그것 하나로 인간을 절망에 빠지지않도록 만든 것일 수도 있다.

우스웠다. 겨욱 포옹이라는게 내가 가진 가장 비싼 뇌 라는 물체에 이렇게나 좋은 효과를 준다니, 우습지만 이런 사소한 행동과 나의 인생이 겹쳐질 수 있다는 사실 덕분에 삶에 대한 희망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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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ly published on [Abilifi](https://paragraph.com/@abilifi/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