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8 여름의 시작에서

By [Abilifi](https://paragraph.com/@abilifi) · 2023-04-28

---

여름이 오고있다.

선선한 바람은 금새 사라지고 뜨거운 햇빛만이 남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 올 봄에는 유독 해외로 나갈일이 많아 정신차려보니 여름이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 집은 반지하에 위치하고 있어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다. 밖에 나가지 않으면 햇빛이 들고 있는지 아닌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 굳이 굳이 애를 써서 나가야만 나는 바깥 세상을 탐지할 수 있다.

오늘은 오랜 친구의 생일 축하를 위해 친구가 집에 놀러오기로했다. 그래서 느즈막하게 일어나서 친구를 맞이하기 위해 케익을 사고, 선물을 사왔다. 아주 작은 걸음 이었지만 더워서 땀이 났다.

요즘 부쩍 자유로움을 느끼고 있다. 근 3개월간 하고있던 일들을 많이 정리했다. 일을 정리하면서 많은 시간이 생겨났다. 빡빡한 스케쥴을 느끼게 하던 많은 일과 약속을 줄이니 공허감이 찾아왔다.

사실 일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최근 주변의 지인들에게 많은 일이 있었다. 인생을 살면서 단 한번이라도 경험하기 어려운 것들을 주변을 통해서 보았다. 그런것들이 부쩍 나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그 사이에 친구들에게 나의 힘듦을 토로하기도했다.

많은 변화와 여유로움이 찾아오면서 그동안 내가 휴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휴식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했다. 그리고 온전한 휴식에 돌입하면서 비로소 깨달은 것들이 있다.

바로 완전히 여유로운 것은 존재하지 않는 구나 라는 것이다. 여유로운 시간이 생겨날 수록 불안한 마음은 동반되어 상승했다. 의사선생님을 찾아갈 때마다 그럴수 있다, 우리는 그럴 수 있다 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러면 일순간 기분이 좋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여유로움 속에서 불안을 느끼는 나 자신은 사라지지 않았다. 나의 생각속에서 발생하는 미래에 대한 걱정, 나의 수많은 가지들. 그것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그자리에 있는 것들은 나를 이 세상에서 존재할 수 있도록 유지시키는 가느다란 실 같았다. 실은 아주 예리한 것으로 잘라내면 잘라낼 수 있지만 손으로 끊어내기는 힘들다. 나에게 그것을 끊어낼 용기와 힘은 없었다.

무기력하다. 무료하다.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이것이 내가 요즘 가장 강하게 느끼고 있는 감정이었다. 이것을 탈피하기 위해 막연하게 자극적인 것들을 찾았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그러므로 내가 선택해야할 결론은 다시 돌아오게 된다. 내가 언제나 했던 것 처럼 새로운 것을 찾아서, 그것을 통해 삶의 의지를 다시 찾는 것이다. 막연하게 두려움이 느껴진다.

온전한 휴식에서 다시 돌아온 결론은 다시 온전한 휴식에서 벗어나 도파민의 세계로 가는 것이다. 부디 이 외의 결론이 생각이 났으면 좋겠다.

---

*Originally published on [Abilifi](https://paragraph.com/@abilifi/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