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 오늘의 존재 

By [Abilifi](https://paragraph.com/@abilifi) · 2022-09-04

---

오늘 한 아이가 있어줘서 고마워요 라는 말을 해주었고, 나는 그에 대한 답변으로 너도 존재해줘서 사랑해 라는 말을 했다.

존재해서 사랑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우리가 인간으로써 유일하게 모두가 똑같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존재하는 것 뿐이다. 누구나 이것만큼은 동일하게, 똑같은 기준으로, 존재할 수 있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말을 했다. 인간이 유일하게 다른 존재, 다른 생명체, 다른 동물과 다르게 생각할 수 있고, 존재한다는 것은 심장이 뛰는 한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이다.

그런데 사람이 이 존재함을 하지 못하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바로 죽음이다. 그리고 누구나 이 존재함을 못하는 순간은 온다. 유일하게 존재하는 자만이 할 수 있지만, 존재하지 않음을 피할 수 없다는 말과 동일하다.

존재함과 존재하지않음. 그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인간 신체의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존재함은 심장이 뛰고 뇌가 살아있거나, 존재하지않음은 뇌의 지점에서 심장의 지점으로 전파를 보내지 못하거나 뇌와 심장이 두개가 다 활동하지 않는 순간이다.

그런데 생물학적인 관점이 아니라 우리의 뇌속 세계로 들어간다면 이것은 엄청나게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은 어떠한 철학자도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할 것 같다.

나는 지금 생물학적인 관점이 아니라, 인간이 가진 유일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나는 존재하는가? 그리고 존재한다면, 나는 왜 지금 존재하고 있는가? 그리고 왜 존재한다면 무엇을 존재하며 해야하고, 어떻게 존재해야하는가.

나는 이 고민을 31년의 기간중 20년정도 한 것 같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수많은 사람들의 책을 읽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왜 존재해야하는가, 는 한평생 아직도 답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반대로 아주 쉽게도 무엇을 하며 존재해야하고, 어떻게 존재해야하는지는 할 수 있었다. 내가 인간으로써 존재하고 있기때문에, 그리고 나는 자본주의 사회의 일원으로써 내일 먹을 밥을 구매하고, 이번달에 내야할 은행이자를 내기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누군가 이렇게 해야한다고 가르쳐 준 것은 아니었다. 그냥 내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자해시도를 하며 울고있을때 옆에 있어준 나의 친구, 그리고 내가 괜찮지 않다 라는 말을 했을때 걱정하며 전화를 해준 나의 은인. 밥을 안먹고 3일간 누워있을때 나를 밖으로 꺼내 맛집에 데려간 나의 사랑하는 바다의 어머니 아버지.

이런 것들이 내가 왜 존재해야하는 지는 해결할 수 없었지만 어떻게 존재해야하는지를 해결해주는 트리거가 되었다.

우리집에는 좋아하면 울리는 이라는 제목을 가진 웹툰의 여자 주인공 사진이 한장 있다. 나의 친구가 나에게 써준 엽서의 뒷면 그림이다.

그 주인공은 남자 주인공에게 넌 어떻게 그렇게 밝게 살아? 라는 말을 들었을때, 구겨지지않은 자신의 사진을 상상한다고 했다. 온전히 사랑받고 자란 자신의 모습의 사진. 그리고 수많은 외세의 요소에 의해 구겨지는 나. 그 구겨짐을 자신은 계속 다림질해서 편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이 너무 좋았다. 구겨지지 않은 나. 온전히 사랑받고 자란 나. 밝은 나. 처음에는 그 구겨지지 않은 나 라는 존재의 자체가 너무나 부러워서 구겨지지않은 나 라는 존재를 갖고 싶었다. 그런데 나는 열심히 매일 구겨졌다. 그래서 슬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제는 구겨지지않은 나를 펴는 그 다림질이 좋았다. 위에서 말한 나를 위한 소중한 시도들. 정작 나는 나를 다림질 할 수는 없지만 나의 주변에는 나를 다림질해주는 수많은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나서 기운이 나니 나도 나를 다림질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이렇게 나의 질문을 일부 해소했다. 왜 존재해야하는가?는 알 수 없지만, 어떻게 존재해야하는가.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하는가.

당신의 주변에도 당신을 위해 매일 노력하며 다림질하는 존재가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 없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만약 없다면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꼭 만들면 좋겠다. 내가 먼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다림질을 받을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어떻게 존재해야하는지를 충족받을 수 있다.

---

*Originally published on [Abilifi](https://paragraph.com/@abilifi/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