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일기 겨울-3) 다이어리 **Published by:** [lalalaElla](https://paragraph.com/@lalalaella/) **Published on:** 2023-01-11 **URL:** https://paragraph.com/@lalalaella/3 ## Content 추위가 느껴지기 시작하면 새 다이어리를 준비할 때이다. 매년 연말 새해에 쓸 다이어리를 고르는 일은 나에게 한 해를 잘 마무리하는 의식과 같다. 중학교 시절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한 이후부터 나에게 다이어리는 나의 분신과도 같은 의미가 되었다. 마치 가장 맛있는 요리를 준비하는 요리사처럼 나만의 레시피에 따라 공들여 고른다. 첫째, 다 쓴 다이어리를 천천히 읽기. 지난 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새해에는 어떤 점을 보완해 살아가고 싶은지 윤곽을 그릴 수 있다. 둘째, 그려진 윤곽에 맞춰 하나의 키워드를 결정하기. 키워드는 한 해의 목표가 된다. 20살 중반까지는 ‘대학원에 진학하기, 자격증 취득하기’처럼 한 해의 목표를 아주 구체적으로 정했었다. 몇번의 경험들로 이러한 목표들은 나를 경주마처럼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목표를 키워드로 정하게 되면 1년을 지내며 겪는 경험들을 키워드에 맞춰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올 해의 키워드는 ‘성장’이였는데, 그냥 지나쳐 갈 수 있는 사건들도 어떤 점에서 성장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셋째, 키워드에 맞는 색과 종이 양식 고르기. 키워드를 정하고 나면 키워드의 느낌에 맞는 색을 생각해 본다. 키워드와 연결되는 색은 다이어리를 볼 때마다 키워드를 상기시켜주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색이 결정되면 종이 양식을 줄로 할 것인지, 그리드로 할 것인지, 무지로 할 것인지 고른다. 이렇게 세 단계를 거치면 드디어 새해의 다이어리가 완성된다. 완성된 다이어리는 한 해를 천천히 음미하며 글을 써내려가면 된다. 아직도 일기를 다이어리에 손글씨로 쓰는 것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놀라곤 한다. 사실 나도 다양한 어플에 여러번 도전해봤지만,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자극에서 멀어져 손글씨로 일기를 쓸 때 온전한 나를 마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간은 깊고 넓은 생각의 늪에서 길을 잃지 않고 나올 수 있는 등불이 되어주었다. 이제는 다이어리에 내가 녹아있다. 2022년의 키워드였던 ‘성장’의 영향인지 나는 난생 처음으로 새해 다이어리를 무지로 골랐다. 왠지 늘 쓰던 줄이나 그리드 양식이 하나의 틀처럼 느껴졌다. 새해에는 내가 가진 모든 틀에서 벗어나 가로, 세로, 대각선, 동그라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써보고 싶다. 2023년 ‘웃음’을 담은 노란색 다이어리에 어떤 이야기들이 쓰여질지, 나는 또 얼마나 변화해나갈지 기대된다. ## Publication Information - [lalalaElla](https://paragraph.com/@lalalaella/): Publication homepage - [All Posts](https://paragraph.com/@lalalaella/): More posts from this publication - [RSS Feed](https://api.paragraph.com/blogs/rss/@lalalaella): Subscribe to upda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