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간의 여행을 마친 씨앗은 이제 다른 생명체의 영혼이 되기 위해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었다. 그동안 쌓아온 기억들은 서서히 사라져 갔고, 곧 모든 것을 잊게 될 운명이었다.
씨앗은 29세 여성의 육체에서 빠져나오기 전까지 자신이 잠시 머무는 손님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녀는 그 여성이 곧 자신이라 믿으며, 의심 없이 그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씨앗이 육체를 떠나면서, 그 여성으로서 겪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씨앗의 마음은 슬픔으로 가득 찼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존재가 엄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통통하고 유쾌한 동생을 사랑스러워했다.
그리고 아빠에게 더 자주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은 것을 깊이 후회했다.
씨앗은 그 삶을 좀 더 이어가고 싶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한 시간들을 잊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하늘로 올라가며 절실하게 외쳤다.
그리고, 눈을 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