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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Interchain Swap 체험기 (a.k.a 손실 일기)

최근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코스모스 체인을 필두로 인터체인이라는 키워드가 화두가 되고 있다.

인터체인이란 무엇일까? 기존에는 같은 블록체인의 토큰끼리만 거래가 가능했다. 이더리움 위에서는 Luna와 같은 Terra 체인의 코인은 거래할 수 없는 식이다. 인터체인이란 이더리움, 테라, 솔라나 등 특정한 체인에 종속되지 않고 서로 다른 체인의 토큰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을 뜻한다.

하지만 현재 사용자로서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정의의 인터체인과는 꽤 거리가 멀어보인다. 다음은 내가 솔라나 체인에 있는 코인을 테라 체인으로 Swap 하다 겪은 일련의 사건들을 시간 순으로 정리한 것이다.


Anchor Protocol에서 대출 현황 확인

  • 나는 앵커 프로토콜에서 루나를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해둔 상태이다.

  • 최근 루나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져서 LTV가 50% 이상으로 올라갔다. 참고로, LTV가 60%에 도달하면 부분 청산을 당한다.

바람 앞의 등불 같은 나의 LTV
바람 앞의 등불 같은 나의 LTV
  • 다급한 마음에 원화를 추가 입금하려 했지만, 코인원에서는 출금이 되지 않는다. 트래블룰 때문이다. 즉, 당장 대출금을 갚으려면 이미 크립토 개인 지갑에 있는 돈만 사용이 가능하다.

  • 거래소 인증을 하려면 일정 시간이 소요되며, 개인지갑에는 개인 정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인증이 불가능하다.

코인원 주소 인증 안내 유의사항. 승인 되기 빡세보인다.
코인원 주소 인증 안내 유의사항. 승인 되기 빡세보인다.

웜홀 브릿지 접속

  • 급한대로 솔라나 지갑에 있는 SOL로 대출금의 일부를 갚으려 하려 한다.

  • 웜홀 브릿지에 접속하여 SOL ↔ UST 환전을 시도한다.

  • 솔라나 지갑을 연동하고, 테라 지갑을 연동한다.

웜홀 브릿지에서 전송할 체인과 전송 받을 체인을 선택하고 있다.
웜홀 브릿지에서 전송할 체인과 전송 받을 체인을 선택하고 있다.
뭔가 선택하라기에 UST를 선택했다. (맞다, 사실 라벨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
뭔가 선택하라기에 UST를 선택했다. (맞다, 사실 라벨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

테라 지갑에서 전송된 토큰 확인

  • 짜잔! 전송이 완료되었다. 하지만 테라 지갑에 들어가봐도 UST가 보이지 않는다.

  • 알고보니 내가 받은 것은 wsSOL, 즉 테라 체인으로 전송되기 위해 Wrapped 된 솔라나 토큰이었다.

  • 당황스러웠던 것은, 내가 사용하는 두가지의 덱스인 테라스왑, 아스트로포트에서는 wsSOL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찾을 수 없다. 만약 목록에 토큰을 swap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안내조차 없다.
찾을 수 없다. 만약 목록에 토큰을 swap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안내조차 없다.
  • 결국 솔라나를 UST로 바꾸지도 못한채 수수료만 날린 셈이다.

  • 어쩔 수 없이 whomehole에 다시 접속해서 wsSOL을 SOL로 다시 교환했다.

  • 그런데 점입가경이다. 자기들이 wsSOL로 바꿔놓고는, Terra → Solana Swap에서는 WsSOL을 지원하지 않는 것 같다.

  • 다행히 토큰을 수동으로 추가하면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젠 WsSOL 의 컨트랙트 주소를 알아내야 하는데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아까와 동일하게 Solana → Terra 스왑을 선택해서 확인해보니 그제서야 컨트랙트 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토큰을 수동으로 추가했다. 드디어 다시 swap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토큰을 수동으로 추가했다. 드디어 다시 swap을 할 수 있게 되었다.
  • 우여곡절 끝에 wsSOL을 SOL로 원래대로 바꾸는데 성공...했는 줄 알았는데, 이번엔 솔라나 지갑으로 전송이 안된다. 로딩된 화면에서 계속 멈춰있다.

음 그러니까.. 솔라나 지갑이랑 테라 지갑 중 어느 곳을 확인 하라는 거지? 어쨌든 둘 다 확인해봐도 아무런 승인 요청이 뜨지 않는다.
음 그러니까.. 솔라나 지갑이랑 테라 지갑 중 어느 곳을 확인 하라는 거지? 어쨌든 둘 다 확인해봐도 아무런 승인 요청이 뜨지 않는다.

잃어버린 SOL 복구

  • 동일한 상태에서 계속 멈춰 있었고 결국 새로고침을 눌렀다. 그리고 나의 11 SOL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 Discord로 도움을 구해보려 했지만 /verify 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열심히 불러봐도 응답 없는 /verify
열심히 불러봐도 응답 없는 /verify
  • 백만원을 잃어버리는 게 아닐까 심장이 내려 않는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다시 화면을 보니 Redeem 탭이 있다.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트랜잭션을 입력하면 잃어버린(?) 토큰을 Recover를 할 수 있는 모양이다. 휴!

잃어버린(?) 10 SOL을 복구 중
잃어버린(?) 10 SOL을 복구 중
  • 트랜잭션을 입력하고 성공적으로 SOL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야호! 그런데... 이제 겨우 원점이다.


나는 웜홀 브릿지에서 솔라나 체인의 SOL을 테라 체인의 UST로 바꾸고 싶었지만 결국 수수료만 날렸다. 3시간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앵커 프로토콜 안의 담보물은 언제 청산 당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이다.

위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다.

  • 사용자 친화적인 Interchain Swap 서비스의 필요성.

    • 현재는 사용자가 길을 잃기 너무 쉬움.

    • 이는 수수료를 날리게 하는 것을 넘어, 자산까지 잃어버리게 만들 수 있다.

  • Interchain Explorer 서비스의 필요성.

    • 여러 체인들이 각각의 Explorer를 지원하지만, 여러 인터체인을 통합해서 지원하지는 않고 있음.

    • 하지만 사용자는 특정 체인에 종속되지 않고 자유로운 거래를 하기 원함.

    • 그렇기 때문에 한 체인만 사용하지 않고 여러 체인을 사용하는 유저는 자신의 거래 내역을 온전히 추적하기 어려움.


누군가는 나를 보고 멍청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제대로 찾아보지도 않고, 프로덕트에 적혀있는 라벨을 제대로 읽지도 않았다고 말이다. 하지만 정말 멍청한 사용자가 문제인걸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좋은 제품은 별도의 제품 설명서가 없이도 사용자가 작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블록체인을 잘 아는 지인이라도 없으면 이 생태계에 진입조차 어렵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멋모르고 들어온 개인은 여러 체인에 수수료만 날리게 된다. 블록체인의 목표가 정말 금융의 탈중앙화라면 전문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일반인도 어려움 없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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