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이 Farcaster를 통해 안식처 기술(Sanctuary Tech) 이라는 주제로 작성한 Cast을 읽어봤는데, 솔직히 철학적인 담론은 훌륭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찝찝한 건 어쩔 수 없네요.
거대 권력에 맞서는 디지털 보루를 만들자는 이상은 좋지만, 정작 이더리움 재단(EF)과 비탈릭은 최근까지도 ETH를 시장에 던지며 현금화하고 있으니까요. 유저들에게는 "이더리움은 자유를 위한 안식처"라고 말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그 안식처의 지분을 팔고 있는 모습이 과연 일관성 있는 행보인지 묻고 싶어집니다.
물론 재단 운영비도 필요하고 개발자들 월급도 줘야겠죠. 최근에서야 매도 대신 스테이킹 보상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겠다고 나선 건 다행이지만, 그동안 커뮤니티가 느낀 배신감이나 가격적인 피로감을 '철학' 하나로 덮기엔 좀 늦은 감이 있습니다. "우리의 가치는 금융 그 이상이다"라는 말이 자칫 매도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멋진 수식어처럼 들릴까 봐 우려되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글이 의미 있는 건, 이더리움이 드디어 '돈 굴리는 판'을 넘어 실질적인 인프라(OS, 하드웨어, AI 등)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밈코인과 도박판이 판치는 시장에서 이더리움이 가야 할 길은 결국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단단한 '대체 불가능한 인프라'가 되는 것뿐이니까요.
비탈릭의 비전이 단순히 말 잔치로 끝나지 않으려면, 기술적 진보만큼이나 홀더들과의 경제적 신뢰 회복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