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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에서의 내 평일은 매우 단순하다.
6시반에 일어나 9시까지 루틴 몇가지, 9시부터 6시까지 내 비지니스에 몸과 영혼을 갈아놓는것, 중간에 매일 비슷한 점심과 운동한번, 7시쯤 가족과 저녁, 9시반부터 자기전 루틴, 11시전에 취침.
루틴 안에서 하는 일들이 많아 보일 수 있지만, 결국 모두 투자, 몸, 마음 — 이 세 가지를 단련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이 셋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지금은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축이 되었다고 믿는다.
요즘 『폴 포돌스키의 부의 전략 수업』을 읽다가, “투자자는 운동선수와 비슷하다”는 문장을 하나 마주쳤다. 그 한 줄이 며칠째 머릿속을 맴돌았고, 자꾸만 생각이 뻗어나가 결국 노트에 이것저것 끄적일 수밖에 없었다.
기본기가 중요하다. 투자든 운동이든, 먼저 ‘왜’, 즉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작동 원리(상품의 구조나 사용하는 근육에 대한 이해), 마지막으로 기본적인 도구들(투자를 어떻게 집행하고 관리할 것인지, 기구를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결국 자기만의 색깔을 입힐 뼈대가 없다. 남의 겉모습만 흉내 내다가, 나만의 스타일도 찾지 못하고, 장기적으로는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게 될 것이다.
쉼의 중요성. 투자는 트레이드를 많이 한다고, 많이 투자한다고, 컴퓨터 앞에서 바쁘게 손을 움직인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쉬지 않고 웨이트만 들다 보면 오히려 근육 발달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잠이 중요한 것처럼, ‘쉼’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방향을 조정하며, 사색을 통해 나만의 방식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시간은, 쉬지 않는 시간 만큼 중요하다.
나와의 싸움. 물론 겉으로는 남들과 ‘경쟁’을 하지만, 실제로는 내면의 싸움이다. 다른 사람이 뭘 어떻게 하는지는, 결국 내가 투자를 더 잘하거나 운동 능력을 키우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핵심은 나 스스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을 거슬러 도전하며,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고, 수정하고 인내하며, 리스크를 관리하고, 성장이 멈춘 듯한 구간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은 고독의 연속이다.
끝이 없다. 투자에는 ‘잘함’의 끝이 없다. 운동 능력에도 끝이 없듯이. 물론 중간중간 결과물이 있지만, 목표는 언제든지 더 높게 설정할 수 있다. 그래서 늘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만, 결국 우리는 항상 ‘과정’ 속에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기지 못하는 순간이 진짜 끝이다. 이게 바로 투자와 운동이 내게 평생 질리지 않고, 계속해서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리니어가 아니라 계단식이다. 미친 듯이 노력해도 아무런 진전이 없다가, 어느 날, 어느 순간 갑자기 실력이나 성과가 확 튀어오른다. 투자도 10시간을 고민했다고 해서 10시간의 성과가 나오지 않고, 운동을 3년 했다고 해서 3년 치 실력이 바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분명히 우상향하고 있다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그 ‘언제 올지 모르는 성장’을 위해, 미친 듯이 지겹고 반복적인 것을 견디고, 고치고, 또 고민해야 한다.
오르긴 어려운데, 떨어지는 건 한순간이다. 투자에서도, 운동에서도 종종 화려한 수익률이나 성과가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하지만 그 상태를 몇 년간 유지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정상에 오르는 데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무너지는 건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다. 외부 환경이든, 나 자신의 실수든, 결과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리스크 관리는 반드시 해야 한다. 어쩌다 한 번 올 그 순간을 최대한 부드럽게 넘기기 위한 최소한의 보험이다.
진부하고, 단순하고, 하기 싫고,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일을 오래도록 반복하는 것이다. 만약 성공한 투자자 20명, 운동선수 20명을 한자리에 불러 그들의 성공 비결을 묻는다면, 각자의 분야와 스타일은 달라도 결국 비슷한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놀라운 비법이나 비밀이 아니라, 누구나 알고 있는 단순한 원칙들. 차이는 그것을 실제로 해내는가 아닌가의 문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무리 인간이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신이 우리를 마음에 들어 해줄 때 떨어뜨려주는 ‘운’이라는 한 방울이 필요하다는 것.
Stev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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