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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덥지근한 증기가 실크가 몸을 감기듯 온몸을 휘감는다.
같은 의도를 가진 사람들의 혼을 느끼며 그들속에 자리를 잡는다.
내가 보는 세상이 아닌, 우주 전체 속에 작은 나 하나를 느낀다.
조화를 깨트리지 않으면서도 나만의 퍼즐이 되길 바라며.
눈앞에 떨어지는 한방울 떨어지는 땀속에
어제 저녁 월드시리즈 1차전을 보며 마신 맥주의 알맹이가 쏟아진다.
머리카락을 타고 이마에서 내려오는 두번째 방울속에
한주간 품었던 욕망이 정화됨을 느낀다.
과거에 대한 후회,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이
머리속을 다시 흙탕물로 만든다. 그리곤
이순간과 이별한다. 하지만 몸은 계속해 흘러간다.
힘들었던 사람, 파트너, 일, 아쉬웠던 순간들이
유일한 '진짜'인 이순간을 또다시 빼앗아간다.
하지만, 그또한 내 마음이 만들어낸 것임을 알고, 계속해 움직인다.
다른사람은 그렇게 신경쓰면서도
진작 돌보지 않고, 고마워하지 않았던 내 자신의 몸을 느낀다.
뛰는 심장, 종아리, 발가락, 허리의 미세한 움직임을
느끼며 세삼, 나의 몸을 마음으로 느끼고 본다.
마치 내 몸은 내것이 아니라 잠시 빌린것인 것처럼.
힘들다.
하지만, 이 공간과 시간은 내가 바꿀수 없음을 안다.
내가 할 수 있는건은
이 작은 2미터 x 1미터의 직사각형안의 나뿐이다.
그안에서 나만의 페이스로 나와의 만남으로 나아갈 뿐이다.
나무처럼 한발로 설때면, 흔들린다.
거울속에 나를 보면 더 흔들린다. 그럴때
흔들리지 않는 앞에 놓여진 물병, 나만의 북극성을 바라본다.
흔들리지 않는다.
어느새 바닥에 기대 눈을 감은 나.
상큼하고 차가운 라벤더향이 나의 코로 들어온다.
느낌은 1+1이 안되는것인데,
나의 몸에서 뿜어지는 뜨거움과 타월에서 흘러나오는 차가움이
따로따로 느껴지면서도,
오케스트라속 악기들처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매주 토요일 11-12시. 나의 여정
IMA Yoga, 마이애미비치
Stev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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