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핫한 AI 뉴스들 가운데, 3주 전 OpenAI가 Broadcom과 대형 칩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AI에서 흔히 말하는 ‘칩’들은 크게 두 가지 목적에 쓰인다.
AI를 훈련(training)하는 용도,
AI를 사용자에게 전달(inference)하는 용도
첫 번째 영역은 NVIDIA가 압도적 우위를 갖고 있지만, 두 번째는 조금 다른 세계다. Inference에서는 속도, 단가, 특정 목적 최적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범용성을 가진 NVIDIA 칩보다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커스텀 실리콘이 더 빠르고 저렴하게 원하는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OpenAI가 Broadcom과 맺은 계약은 바로 이런 목적형 칩을 양산하기 위한 것이다.
인터넷 초기에 아마존과 구글이 자신들의 소프트웨어에 맞춘 실리콘을 직접 설계했듯, 애플이 아이폰 소프트웨어에 딱 맞는 칩을 내부적으로 만들어 최고의 퍼포먼스를 구현해온 것처럼, 최고의 효율은 결국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데서 나온다.
AI가 앞으로도 NVIDIA 같은 범용 칩에 크게 의존하겠지만, 동시에 각 기업은 자신들에게 맞는 커스텀 칩을 찾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옷은 쉽게 팔릴 수 있지만, 맞춤 제작된 옷이 주는 질이나 만족감, 그리고 결과를 따라가기는 어렵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주변에서 들리는 “누가 뭘로 얼마 벌었다더라”, “누가 이 전략으로 성공했다더라” 같은 이야기는 대부분 그들의 삶에서 가장 화려한 순간 하나를 잘라낸 하이라이트에 가깝다. 그 사람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그 투자가 어떤 비중이었는지, 그 성공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왔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손해를 감수했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그 순간만 보고 따라 한다고 해서 잘된 경우는, 내가 경험한 바도, 본 적도, 거의 없다.
10년 넘게 투자하면서 배운 사실은 단순했다. 남들이 한다고 해서 되는 전략은 없고, 결국 나에게 맞는 전략만이 오래 살아남고, 장기적 성공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결국 우리는 내 몸에 맞는 옷을 찾아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내 몸을 잘 알아야 하고, 강한 몸에는 그에 맞는 정신이 필요하다. 반대로, 단단한 정신이 있어야 그에 맞는 단단한 몸을 가질 자격이 생기고, 그래야 나만의 갑옷을 장착할 수 있다.
AI가 범용 칩 위에 자신들만의 커스텀 실리콘을 더해 최적화를 시도하는 것처럼, 나의 인생과 투자, 일에서도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전략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끊임없이 고민하고, 몸과 마음을 단련하며, 계속해서 커스텀화를 조정해가야 한다.
좋은 소프트웨어와 좋은 하드웨어, 그리고 둘 사이의 정렬.
나만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가고, 그에 맞는 나만의 하드웨어를 찾아가는 여정이 내가 걷고 싶은 투자와 삶의 길이다.
Stev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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